來庵 鄭仁弘의 南冥學 辯論과 道學的 正統性 규명Argument of Nammyeonghak and the Confucian Philosophical (道學) Orthodoxy of Nae-am Jeong In Hong
- Other Titles
- Argument of Nammyeonghak and the Confucian Philosophical (道學) Orthodoxy of Nae-am Jeong In Hong
- Authors
- 전병철
- Issue Date
- 2020
- Publisher
- 경상국립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 Keywords
- 曺植; 李滉; 鄭仁弘; 鄭逑; 「正脈高風辨」; 朱子學; 南冥學; 道學.; Jo Sik; Yi Hwang; Jeong In Hong; Jeong-gu; 「Jeong-maek- go-pung-byeon」; Neo-Confucianism; Nammyeong School; Confucian philosopher.
- Citation
- 南冥學硏究, no.68, pp 375 - 400
- Pages
- 26
- Indexed
- KCI
- Journal Title
- 南冥學硏究
- Number
- 68
- Start Page
- 375
- End Page
- 400
- URI
- https://scholarworks.gnu.ac.kr/handle/sw.gnu/7417
- ISSN
- 1226-8925
2713-7767
- Abstract
- 16세기 중반에서 17세기 초, 退溪 李滉이 南冥 曺植을 비판하고 이에 대해 來庵 鄭仁弘이 변론한 일련의 사건은 단순하게 학파 간의 대립 양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중요한 학술사적 전환과 맞물려 있지 않을까? 이 문제의식을 전제로 정인홍이 남명을 변호하는 논점의 변화 양상을 추적하고, 그런 변화가 나타나게 된 근본 원인을 파악하려 했다. 그리고 17세기 초에 朱子學的 正學이 학문의 정통성을 획득한 상황에서 정인홍이 「正脈高風辨」을 통해 남명학의 道學的 正統性을 어떻게 규명하고 있는지를 고찰했다.
정인홍은 퇴계의 남명 비판에 대해 변론하면서 처신과 절의의 관점에서 반박했다. 또한 퇴계가 鳳城君 李岏을 죽이도록 요청하는 차자에 聯名한 사실과 官妓의 일을 거론하여 비판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같은 시대를 살았는데, 어떤 삶이 時宜에 합당한 中庸이었는가? 라는 물음을 제기했다. 道學의 인물은 出仕와 不出仕라는 행적에 의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그 행적이 중용에 합당한 것이었느냐를 엄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堯-舜-禹로 전해진 ‘允執厥中’의 心法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도학의 인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정인홍의 남명 변론에 담겨 있는 핵심은 유학적 도통과 중용 실천에 있었다. 그러나 퇴계는 유학의 올바른 학문을 정립하고자 했으며, 그것은 주자학에 의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퇴계의 학문적 위상과 영향에 의해 이 견해와 방향성은 학술사적 전환을 가져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寒岡 鄭逑의 ‘退陶正脈 山海高風’이라는 표현에 그 시대의 학술 사상이 함축적으로 드러나 있다. 그러므로 정인홍이 중용의 실천에 근거해 남명을 변론한 점은 논리적 정당성의 문제가 아니라 학술사적 변화를 깊이 인지하지 못한 데에 공감을 얻지 못한 원인이 있었다. 그렇다고 스승이 추구한 삶과 학문의 정체성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개하는 것도 제자의 도리가 아니다. 따라서 정인홍이 찾은 방법은 『學記類編』을 간행하여 남명의 학문이 程朱學에 깊이 연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이었다. 정인홍 이후로 남명학파 학자들이 남명의 학문을 정주학에 근거해 그 의의를 드러내고자 노력한 일들은 이러한 고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해된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본다면, 주자학만이 正學이라고 할 수 없다. 남명의 학문은 그 자체로 고귀한 학술사적 자산이며, 주자학과의 합치 여부가 평가 기준이 될 수 없다. 다만 그 학자들이 자기 시대의 과제와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한 노력을 가능한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시도하고, 그것으로부터 시대적 의미와 한계를 읽어내어 현재 우리의 학문과 삶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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