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 퍼킨스 길먼의 『허랜드』가 그리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Charlotte Perkins Gilman’s Herland and Feminist Utopia

초록

페미니즘은 지배 논리 혹은 다수의 논리에 의해 억압되거나 배제된 자들의 침묵당한 목소리들을 회복시키고 함께 연대하여 폭력적인 사회구조를 바꾸어 나가는 것을 지향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는 더 이상 변화가 불가능한 하나의 완벽한 닫힌 세계가 아니라, 수 없이 다양한 목소리들과 존재 방식들이 서로 부딪히고 갈등하는 불안정성을 감수하고서라도 함께 공존하며 끊임없이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열린 세계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이상향을 그리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문학의 현대적인 의의 또한 현실과 동떨어지고 더 이상의 변화의 가능성이 없는 완벽한 세계를 말하기 보다는, 이상적 사회상을 성취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고, 바람직한 미래사회를 향해 계속 진행 중인 공동체적 실천을 키우는 영양분이 되어주는 데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 논문은 최초의 본격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로 손꼽히는 샬롯 퍼킨스 길먼의 『허랜드』를 분석한다. 우선 길먼이 『허랜드』를 쓰던 당시 사회적/시대적 배경을 살펴봄으로써 그녀가 주장한 ‘모성의 사회화’가 무엇이며, 왜 사회개혁의 논리로 ‘모성(애)’를 강조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또한, 많은 후대 비평가들이 지적하는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길먼의 『허랜드』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를 향한 선구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 그녀의 글쓰기가 왜 엘렌 식수(Hélène Cixous)와 뤼스 이리가레(Luce Irigaray)가 설파한 정치적 실천행위로써 여성적 글쓰기(feminine writing)로 해석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이론에서는 기존 사회의 억압적 규범/규율체계에 저항하여 수많은 ‘탈주선’을 생성시키는 창조적 작업일 수 있는지 분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허랜드』에 내재해 있는 디스토피아적 요소들을 이론적인 맥락에서 살펴본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먼이 추구하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가 닫힌 정적 세계가 아닌 유동적으로 열린 공간, 혹은 그 ‘열림’을 향한 지속적인 운동을 뜻한다면, 결론적으로 『허랜드』의 현대적 의미와 유토피아적 상상력의 의의를 짚어볼 것이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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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샬롯 퍼킨스 길먼의 『허랜드』가 그리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제목 (타언어)
Charlotte Perkins Gilman’s Herland and Feminist Utopia
저자
김미정
발행일
2020
저널명
비평과이론
25
3
페이지
79 ~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