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와 하마구치 류스케- 영화 《드라이브 마이카》를 중심으로 -

Abstract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Drive My Car)》(2021)의 원작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단편소설이다. 이 단편에서 주인공 가후쿠는 안톤 체호프(Антон Чехов)의 희곡 『바냐 아저씨(Дядя Ваня)』 이 작품은 국내에서 『바냐 아저씨』 혹은 『바냐 외삼촌』으로 번역되었다. 본고에서는 이 작품명을『바냐 아저씨』로 표기할 것이지만, 참고문헌을 인용할 경우, 참고문헌에서 『바냐 외삼촌』으로 표기되어 있다면 그것을 존중할 것이다. 에서 주인공을 맡았으며, 후에 이 희곡의 연출과 주연을 겸하게 된다. 그런데 하루키의 원작 소설에서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에 대해서는 매우 간략하게 언급될 뿐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와 하루키의 동명의 원작 소설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을 것이다. 원작과 영화화된 작품에 대한 단순 비교를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예술적으로나 학술적으로 의미가 거의 없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영화화 된 작품은 또 다른 독립된 텍스트이며, 따라서 원작과의 상호비교는 매우 제한되고 불가피한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높은 완성도를 성취한 이유는 기존의 문학 작품 영상화의 관습을 깨고, 문학 텍스트를 직접 인용하여 삽입하는 형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텍스트, 즉 영화의 주 서사와 체호프의 서사가 상호 대화 혹은 상호 소통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